혈변, 그리고 수면 대장내시경 — 직접 겪은 대장암 공포

"설마 내가 대장암?" 

이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운 그 순간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코로나가 막 기승을 부리던 시절, 나도 위생에 최선을 다했으나 회사 동료로 인해 결국 코로나의 마수에 걸려들고 말았다. 며칠 고생하고 두통과 몸살에서 완전히 회복했다. 몸이 좀 나아지나 싶었는데, 갑자기 혈변이 시작됐다. 하루 이틀이 아니었다. 무려 한 달 동안 계속됐다. 병원을 찾았지만 의사도 원인을 명확히 짚어내지 못했다. 그때 나는 인터넷을 뒤지기 시작했고, 검색 결과는 내가 가장 두려워하던 단어를 계속해서 가리키고 있었다.




대장암.

50살 즈음이었던 나는 머리가 하애졌다. 대장암 말기 현상이라면...마음의 안정을 찾자 이제 감정은 공포에서 회환으로 바뀌었다. 뭔가 벌려놓은 일을 끝내지 못하고 성급하게 마무리하는 느낌이랄까. 어째튼 조용히 마음의 준비를 했다. '내가 뭘 잘못했지?' 라는 질문은 '이제 뭘 준비해야 하지?' '남은 가족들에게는 뭐라고 하지?' 그런 생각들로 며칠을 보냈다.

그리고 용기를 내서 병원을 찾아갔다. 

의사도 증상이 조금 의심스럽다고 해서  수면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았다.




잠에서 깼을 때 몸이 무겁지 않았고 결과는 천만다행으로 암은 아니었다. 담당 의사 선생님은 "용종 2개를 발견해서 제거했다"고 담담하게 얘기했다.

이 경험이 나에게 가르쳐준 것은 하나다. 이제 여기 저기 몸에서 고장 신호가 들리고 있고, 어느날 대장암 말기 판정을 받아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나이가 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생의 마지막 순간을 병원 침상에 누워 주렁주렁 주사바늘을 단 채 끝내고 싶지는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생활습관, 음식습관을 다시 되돌아보게 된다. 특히 50대 전후 시니어라면 더더욱.


대장암, 이런 징후가 보이면 즉시 병원으로

대장암이 무서운 이유는 초기 증상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몸이 보내는 신호를 알고 있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혈변 또는 대변에 선홍색 피가 보이거나, 대변이 검게 변한다면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치질과 혼동하기 쉽지만, 치질로 단정 짓고 그냥 넘기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

배변 습관의 갑작스러운 변화 갑자기 변비가 생겼거나, 반대로 설사가 잦아졌거나, 변의 굵기가 가늘어졌다면 장에 뭔가 구조적인 변화가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

배변 후에도 잔변감이 느껴질 때 "다 싼 것 같은데 뭔가 남은 것 같다"는 느낌이 반복된다면 장 안에 물리적인 방해물이 있을 수 있다.

이유 없는 체중 감소 식단이나 운동 변화 없이 체중이 눈에 띄게 줄었다면, 몸 어딘가에서 에너지를 빼앗아 가는 무언가가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복부 통증 또는 팽만감 가스가 찬 것 같은 불편함,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반복된다면 장 점막에 이상이 생긴 것일 수 있다.

만성 피로와 빈혈 대장에서 미세 출혈이 지속되면 빈혈이 생기고, 이유 없이 늘 피곤한 상태가 된다. "나이 탓이겠지" 하고 넘기지 말자.

50대 이상이라면 증상이 없어도 5년에 한 번, 혹은 가족력이 있다면 3년에 한 번 대장내시경 검사를 권장한다. 검사가 겁나는 건 사실이지만, 수면 내시경은 아플 겨늘이 없다.


대장암을 멀리하는 식습관

<먹어야 할 것들>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이 핵심이다. 현미, 귀리, 잡곡밥처럼 정제되지 않은 탄수화물, 브로콜리, 양배추, 시금치 같은 십자화과 채소, 사과, 배, 베리류처럼 껍질째 먹는 과일이 대장 건강의 기초다. 식이섬유는 발암물질이 장 점막에 접촉하는 시간을 줄여주고, 유익균이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든다.

또한 요거트, 김치, 된장 같은 발효식품은 장내 미생물 균형을 잡아주는 데 효과적이다.



<줄이거나 피해야 할 것들>

가공육(소시지, 햄, 베이컨)과 붉은 고기(소고기, 돼지고기)의 과도한 섭취는 대장암 위험을 높인다는 것이 여러 연구에서 일관되게 확인됐다. 완전히 끊을 필요는 없지만, 일주일에 붉은 고기는 2~3회 이하, 가공육은 최대한 줄이는 것이 좋다.

술도 마찬가지다. 알코올은 대장 점막을 자극하고 발암 위험을 높이는 직접적인 요인이다. 특히 매일 음주하는 습관은 대장암 위험을 상당히 높인다.



대장암을 예방하는 운동 습관

운동이 대장암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은 의학적으로 잘 정립돼 있다. 신체 활동이 장의 연동운동을 촉진해 발암물질이 장 안에 머무는 시간을 줄여주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운동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하루 30분, 주 5일의 빠른 걷기만 해도 대장암 발생 위험을 20~30%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앉아 있는 시간 자체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1시간마다 일어나 5분씩 걷는 습관만으로도 장 건강이 달라진다.

근력 운동도 권장된다. 스쿼트, 플랭크처럼 코어와 하체를 쓰는 운동은 복압을 높여 장 운동을 도와주고, 체지방을 줄여 인슐린 저항성도 낮춰준다.



대장암을 예방하는 생활 습관

금연은 선택이 아니다. 담배의 발암물질은 폐만 해치는 게 아니다. 혈액을 타고 대장 점막에도 영향을 미친다.

충분한 수면도 중요하다. 수면 부족은 만성 염증 수치를 높이고, 장내 미생물 다양성을 감소시킨다. 가능하면 밤 11시 이전에 자고, 7시간 이상의 수면을 확보하자.

스트레스 관리도 빼놓을 수 없다. 장은 제2의 뇌라고 불릴 만큼 스트레스에 민감하다. 만성 스트레스는 장 점막의 방어력을 낮추고 유해균 증식을 촉진한다. 명상, 가벼운 산책, 취미 활동 등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무서운 건 암이 아니라 우리의 무지다. 

암은 예고 없이 오지 않는다. 몸은 분명히 신호를 보낸다. 그 신호를 무시하느냐, 받아들이느냐의 차이가 결국 결정적인 갈림길이 된다.

50대 이후라면, 1년에 한 번 분변잠혈검사, 5년에 한 번 대장내시경은 선택이 아닌 루틴이 되어야 한다.

내가 겪은 그 한 달간의 불안과 공포는 나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일반적인 건강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증상이 있을 경우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100세 시대, 아프지 않고 사는 법: 시니어 건강 관리 3계명

활기찬 노년을 위해 반드시 버려야 할 7가지 습관

구글 블로거(Blogger) 서치 콘솔 등록 및 RSS 사이트맵 오류 해결 완벽 가이드